지긋지긋한 오트리빈들 ㅋㅋㅋ 그리고 다른 비강 분무액..완전 끊는데 성공했다. 사실 끊은지는 꽤 됐다 한 5달..?? 글을 이제 쓰는데, 혹시 오트리빈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있지않을까해서 글을 남겨본다.
오트리빈과의 인연
이 질기고 지독한 오트리빈과 연을 맺게된건 언제일까 아마도 대학교 3학년 ROTC 동계 입영 훈련간 처음 접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으로부터 한 5년 전인가..? 원래 충농증이 심해서 어릴때부터 입으로 숨을 쉴 정도로 겨울이면 코가 막혔다. 아마 그 당시 겨울도 코가 아주 막혔는데 의무대에서 비강분무액을 줘서 뿌렸다. 이때 의무대에서 처방받았던 스프레이는 스테로이드 계열의 스프레이라 중독성이 적은 스프레이였지만 곧 훈련이 끝나면서 스프레이를 잃어버렸고, 약국가서 그냥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주세요~ 하고 받아왔던게 스테로이드계열 스프레이가 아닌 오트리빈을 받아오게 된 것이었다.
스테로이드계열 스프레이 vs 오트리빈
자 스프레이에도 종류가 많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스테로이드계열의 나잘스프레이와 자일로메타졸린계열의 오트리빈이 있다. 스테로이드는 자연계열이라 중독성이 적은대신 효과가 바로 안나타난다. 하지만 오트리빈은 부어있는 코안을 수축시키면서 뿌리고 3초정도가 지나면 코가 뻥~ 뚫린다. 하지만 판매전 약사님들이 경고하듯이 하루 3회 이상 뿌리지 말라고 당부를 하시는데.. 이걸 어기고 계속 뿌리다 보면 나처럼 약물성 비염이 오게 된다.
이때쯤부터 어차피 스테로이드 계열은 아무 느낌도 안온다. 오트리빈처럼 강력하게 코안을 수축하는 자극적인 약물이 들어와야 코가 뚫림으로 다시 스테로이드 계열로 돌아갈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엥 스테로이드계열을 즐기시는 분들은 오트리빈으로 넘어오지 말길..
약물성 비염의 중독성
오트리빈에 의존하게 되면서 오트리빈 약효가 떨어지는 한 6~8시간이 지나면 코가 아예 꽉!!! 막혀버린다. 일상에서 말을 할 수 없을정도로 코가 막혀 말할때도 코맹맹이 소리를해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기도하고 머리가 부비동의 압력때문에 터질 지경이라 사실상 생활이 어려워질 정도다. 그럼또.. 당장 해결방법이 없으니까 오트리빈을 뿌린다. 이게 무한 반복이다.. 하루 3번이상 절대 뿌리지 말고 장기간 사용하지 말라고는 하나.. 한번 빠져들면 그 숨을 쉴 수 있는 쾌락때문에 잊고 계속 뿌리게 된다. 코가 막힐때 얼마나 심하냐면, 예전에 비염이 심해 자살했다는 사람의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그거 정말 공감했다. 남들 다 편히 숨쉬는데 나는 너무 괴로우니까.. 오트리빈을 안뿌리면 그정도 수준이었다.
나는 한달에 오트리빈을 한 3~4통 썻던거 같다. 그럼 7일에 1통정도 썻다는건데.. 그걸 5년을 썻다. 처음 시작했을때 오트리빈이 한 8000원 했었는데 지금은 10000원까지 올랐더라. 한달에 최소 3만원의 오트리빈을 샀으면 1년에 36만원.. 5년간 168만원... 후.. 제약회사들이 왜 안망하는지 알겠더라...
아무튼 돈이 드는건 하나도 문제가 안된다. 제일 문제인건. 언제 어디를 가던 오트리빈과 함께해야한다는 것, 오트리빈이 없으면 그날은 공포로 가득차게되고, 오트리빈을 구하기위해 하루가 망가진다. 이게 무슨말인지.. 여행을 가던, 훈련을 가던, 밥을 먹으러가던, 친구를 만나러가던, 학교를가던, 뭘 하던, 항상 주머니에 오트리빈이 있어야했고, 주머니에 툭 튀어나오게 가지고 다녔던게 너무 싫었다. 1개를 가지고 다니는것도 싫었는데 어디가서 그 한개를 잃어버렸다? 그럼 그날 새벽은 지옥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분에 여분에 여분.. 가방에 넉넉히 2개씩 넣어놓고 사무실 책상 서랍에서 두개, 집에도 두개, 차에도 두개 엄청나게 넣어놨다. 이정도로 의존성이 강력하다. 오트리빈이 없으면 삶을 하루? 아니 당장 한시간도 참을 수 없는 이 강력한 중독성과 의존성. 이글을 보고 오트리빈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꼭 안썻으면 좋겠다.
ㅋㅋㅋ 한 5년간 오트리빈을 들고다니고 뿌리다보니, 사람들이 다 마약하는거냐고 많이들 물어보는데..ㅋㅋ 진짜 마약이다. 숨을 막히게했다가, 탁~ 숨쉬게하면서 느끼는 쾌락, 마약이랑 다를게 없다. 물론 의존성도..
오트리빈을 끊자고 마음먹기 까지
위에 나열한 오트리빈 없는 삶. 뭐 똑같이 돈주고 사서 뿌리고 하면 되지만, 오트리빈이라는 의약품을 사는데 쓰는 비용이 어느순간 아깝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게 병원에서 조치를 할 수 있는것인가 사전에 검색을 해보았다. 그런데.. 오트리빈을 많이쓰면 그 약물에 의존성이 생기고, 코의 점막이 원래는 코스스로 수축하고 팽창하는데 그 기능이 상실해서 이런 중독성이 생긴다고 나와있었다. 그렇다.. 내 코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고, 자연적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그 뭐였지.. 충농증 수술도 고려해봤는데 비용이 200만원정도 하더라.. 그래서 Pass... 한 약사분은 자기 그거했는데도 어차피 막힌다고 했었는데 인터넷보니까 그렇다는 사람 많더라 그래서 이방법도 Pass
그러다 2020년이 되었고, 이번 새해에는 진짜 어떻게든 오트리빈을 끊어보자고 다짐했다. 첫번째로 해본게 멘솔향을 코에 바르는 거였다. 쿠팡에서 한 2만원 했나? 그걸 코안에 바르면 뭔가.. 멘솔 향이 느껴져서.. 숨이 잘 쉬어지는 느낌..? 하지만... 효과는 없다. 딱.. 그 오트리빈을 사용해야할 임계점에 도달했을때 한 5분 정도 더 참을 수있게 연장할 뿐.. 결국 코가 꽉 막혀 오트리빈을 뿌리게된다. 그렇다 멘솔은 정답이 아니다.
오트리빈 끊기 성공 = 병원가라
멘솔도 안되고, 인터넷에서도 이미 이렇게 된 이상 끊을 수 없다고하고... 그래서 방법이 없는줄 알았는데 생각치도 못한방법으로 오트리빈을 끊게 됐다.. 정답은.. 병원을 가면 되는거였다.. 아니 ㅡㅡ 병원도 안됀다면서 무슨 병원을 가래 ㅡㅡ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맞다 나도 이렇게 생각했었지만 병원이 답이었다.
병원에가서 내가 5년간 오트리빈을 수백통 썻다고 하니까. 여의사쌤이 ... 처음엔 하루에 4~5번 뿌렸다고해서 놀랐는데. 잘 들어보니까 이걸 하루도 빠짐없이 5년 썻다니까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하면서 미친거냐고 ㅋㅋㅋ 이거 살때 약사 유의사항 못들었냐고 놀라신다.. 물론..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때 뒤에 좀 짬이 있으신 남자 의사쌤이 지나가다가 이 여자 의사쌤의 흥미로운 표정을 보고, 무슨일이냐고 하더니 내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러더니 ㅋㅋㅋ..남자 의사쌤이 나 약 처방 이미 해놓으걸 보고 이사람.. 5년썼는데 이걸로 되겠어?ㅡㅡ 이거랑 이거 이만큼으로 설정해! ㅋㅋㅋ 하면서 어이없어 하시며 약을 강력하게 처방해줬다.
그날 처방받은건 1. 알약(코 점막 축소) 2주치 2. 스테로이드 계열 나잘 스프레이(나조렉스? 였던거 같다), 이정도 였던거 같다. 저 알약 뭉치들이 효과가 진짜 대박이다. 그냥 먹으면 일단 자연스럽게 점막이 축소되서 오트리빈과 같은효과를 보는데 중독성이 적고 자연계열인 스테로이드 계열의 나잘 스프레이로 보조하는 원리다. 스테로이드 계열의 나잘 스프레이는 뿌리고 몇일 지나고부터 효과가 나타남으로, 그전까지는 알약으로 숨통을 튀어 놓는거다.
그렇게 첫 3일은 저녁에 누웠을때 고비가 있긴했지만, 그때마다 스테로이드 계열의 나잘스프레이를 뿌려주고 2주를 오트리빈 없이 버텼다 ㅋㅋㅋ 이미 2주가 지났을때 오트리빈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상태였고. 이 컨디션을 유지하기위해서 다시 같은 약을 2주치를 더 받았다. 그렇게 총 4주간 약과 스테로이드 계열의 스프레이를 이용해 4주간 오트리빈을 사용하지 않은 결과, 내 코는 복구되었다. 생명체란 대단하다.. 이게 자연적으로 복구가 되는구나 ㅎㅎ... 물론 한달이 지난 후부턴 나잘스프레이도 필요없고, 약도 필요 없다. 본래 인간이 설계된대로 코로 숨을 쉬고있다!!! 너무 기쁘다 ㅎㅎ 이제는 코로 숨쉬는 이 행복을 알기에 다시는 오트리빈은 절대로 쓰지 않을 생각이다.
차라리 오트리빈을 쓰느니, 병원가서 알약으로 응급조치하고, 나조렉스같은 스테로이드계열 스프레이로 증상을 완화하는게 가장 Best인것 같다.
결론 : 이비인후과가서 그냥 알약먹고 오트리빈 2주 안쓰면 코의 기능 복구된다. 어려운거 아니었다..
왜 ..이걸 5년지나고서 했는지 ㅡㅡ... 너무 후회된다... 한 50년 썻을 수도 있던건데 5년만에 오트리빈이라는 쇠사슬을 잘라내서 너무 속이 후련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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